감정에 솔직한 아이로 키우는 부모대화법
다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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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8 07:03
하버드에서 종종 한국 유학생과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적지 않다. 한번은 미국으로 유학 온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상담 중에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적이 있는데, 원인은 다름 아닌 ‘공황발작’이었다. 흔히 ‘공황장애’로 불리는 이 질환은 신체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심장마비와 유사한 통증과 증세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감정적인 문제가 오랫동안 내면에서 곪아 있다가 육체적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엄연히 따지면 ‘공황장애’는 심리적 문제라고 보면 된다. 특히 최근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공황발작’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된다.
극심한 경쟁 체제, 성공에 대한 집착, 나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분위기 등….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중년이 넘어 노년까지 늘 정신적 긴장 상태에 놓여 있으니 말이다.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공부만 하기에도 벅찬 나이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학생들이 대부분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할 곳이 없다. 심지어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감정은 아이에게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문제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맨은 “가족 간의 생활은 감정적 학습의 첫발자국이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배우고 타인에게 어떻게 반응할지를 배운다. 감정적 학습은 부모가 하는 말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도 배울 수 있다.
아이와 부모의 교감이 클수록 아이는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알게 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중요치 않다고 여기게 되고, 반대로 아이의 감정에 과도하게 반응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전부인 양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 지나치게 남의 눈치를 보거나, 원만한 교우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 등은 상당 부분 부모의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
감정에 솔직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난 이벤트에 대해 대화하기’다. 말 그대로 가족 사이에 있었던 일 가운데 한 대목을 대화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의 감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좋지 않던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 찌꺼기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한국의 부모들은 감정을 상하게 한 일, 실망감을 안겨준 일,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은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화법은 더욱 절실하다. 안 좋은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는지, 서로 오해한 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얘기하고 부모가 헤아리지 못한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미안함을 전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안 좋은 기억이 아이에게는 오히려 좋은 감정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 미처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일은 뒤늦게라도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그때 네가 동생을 잘 돌봐줘서 엄마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이런 얘기를 듣는 아이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감정’은 결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대화와 애정에서 싹튼다는 것을 잊지 말자.
조세핀 킴 교수
감정적인 문제가 오랫동안 내면에서 곪아 있다가 육체적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엄연히 따지면 ‘공황장애’는 심리적 문제라고 보면 된다. 특히 최근 한국의 유명한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공황발작’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된다.
극심한 경쟁 체제, 성공에 대한 집착, 나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분위기 등….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중년이 넘어 노년까지 늘 정신적 긴장 상태에 놓여 있으니 말이다. 엄청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공부만 하기에도 벅찬 나이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유학생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학생들이 대부분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법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할 곳이 없다. 심지어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감정은 아이에게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삶에서 무척 중요한 문제다. 심리학자 대니얼 골맨은 “가족 간의 생활은 감정적 학습의 첫발자국이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배우고 타인에게 어떻게 반응할지를 배운다. 감정적 학습은 부모가 하는 말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도 배울 수 있다.
아이와 부모의 교감이 클수록 아이는 감정을 잘 조절할 줄 알게 된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중요치 않다고 여기게 되고, 반대로 아이의 감정에 과도하게 반응하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전부인 양 이기적으로 행동한다는 것. 지나치게 남의 눈치를 보거나, 원만한 교우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 등은 상당 부분 부모의 영향이라고 보면 된다.
감정에 솔직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지난 이벤트에 대해 대화하기’다. 말 그대로 가족 사이에 있었던 일 가운데 한 대목을 대화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의 감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좋지 않던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 찌꺼기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한국의 부모들은 감정을 상하게 한 일, 실망감을 안겨준 일,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은 아예 없던 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화법은 더욱 절실하다. 안 좋은 일을 다시 떠올리면서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는지, 서로 오해한 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얘기하고 부모가 헤아리지 못한 아이의 감정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미안함을 전달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안 좋은 기억이 아이에게는 오히려 좋은 감정으로 남게 되는 경우도 있다. 미처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한 일은 뒤늦게라도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그때 네가 동생을 잘 돌봐줘서 엄마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이런 얘기를 듣는 아이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긍정적인 에너지와 감정’은 결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의 대화와 애정에서 싹튼다는 것을 잊지 말자.
조세핀 킴 교수